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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제주] 불특정함의 즐거움, 불특정식당

by 베러댄미 202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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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특정식당



이름 자체가 의심(?)스러운 ‘불특정식당’이란 곳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 미스터리한 이름에 안가볼 수 없어서 제주도에 갈 일정에 맞춰 한 달 전쯤 미리 예약을 해두고 식당을 찾았습니다. 디너 타임(19:00-22:00) 딱 한 타임만 운영하니 미리 예약하셔야 합니다. 런치 타임(12:00-14:30)은 두 타임 운영합니다. 디너는 1인당 60,000원(주류 주문 필수), 디너 코스에 7~8가지 요리가 나오는데, 어떤 음식이 나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불특정’ 인가 봅니다.


디너 19:00-22:00(1타임) - 1인 60,000원(주류필수)
런치 12:00-14:30(2타임) - 1인 35,000원


*2022.12.5. 기준



저는 친구 부부와 함께 넷이 식당을 방문했는데, 예약을 잘못해 인원에 미스가 있었습니다만 사장님의 배려로 어찌어찌 해결되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주방을 빙 둘러싼 바에서 식사를 하고, 저는 더 안쪽 테이블에서 식사를 시작. 불특정한 음식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어찌보면 어느정도 맛이 보장된 특정한 음식들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약할 때 보았던 익숙한 음식들이 서빙되었습니다. 불특정이라는 식당의 미스터리함은 이름에서 끝났지만, 맛은 ‘높게 특정’되어 있습니다.

내부 사진을 찍지 않아 식당예약페이지 사진으로 갈음합니다. 보통은 이런 바에 앉아 정해진 인원이 음식을 즐기는 듯 합니다.
담백한 공간에 비교적 널찍이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다음이 무엇인지 모르는 불특정함의 즐거움

 

 




대충 어떤 음식들이 나올지는 예상하고 있지만, 모든 것을 잠시 잊고 열린 마음으로 나오는 음식을 맞이합니다. 음식 장르, 조리법도, 순서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코스는 전원 동시에 진행됩니다. 이 식당의 시그니처라고 하는 수비드한 돼지 안심은 당연히 좋은 맛이었고 저는 의외로 꽈리고추 볶음에 감동을 받습니다. 요리 잘하는 우리 엄마가 해준 술 안주, (질감은 다르지만) 고추튀각을 갓 튀겼을 때 짭쪼롬하고 뜨끈한 느낌이랄까. 애써 표현해봤지만 간단히 그냥 자꾸 손이 가는 맛입니다.






쭉 봐도 느끼시겠지만 무국적입니다. 수비드 돼지 안심, 튀긴 버섯을 얹은 게트, 회, 새우 샐러드, 초리조, 올리브… 확실한 건 술안주로는 아주 좋다는 겁니다. (술을 마시느라 기록에 충실하지 않았으므로, 복기해보건데 아마 저 음식 중 일부는 코스가 아닌 별도로 시키거나 제공된 음식일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각 요리당 음식 양은 많지 않습니다만, 제 생각엔 1.5차 같은 2차로 방문하시는 것도 좋을듯 하고요.

저희의 이날 방문은 음식보다 술이 메인인 날이었으므로, 계속해서 바틀 와인을 시켜서 다른 안주들을 제공해주셨습니다. 와인은 별도 리스트가 없었는데, 직접 보면서 원하는 품종이나 맛에 대해 이야기하고 추천받거나 선택해 음식에 곁들였습니다. (내츄럴 종류가 꽤 됩니다. 굵직한 내 기호를 중심으로 식당이 추천해주는대로 흘러가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긴 불특정 식당이니까요)



마시고 마시고 또 마시고...





불특정 식당의 디너,
이곳은 어쩌면 밥집이 아닌 술집





바 좌석은 예상대로 굉장히 붙어 있어서 소곤소곤 깊은 대화형 식당이 아님은 생각하고 가셔야 합니다. 저는 별도 테이블에 앉아서 비교적 자유로웠지만, 디너는 바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듯 합니다. 식당 역시 절대 조용하지 않습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와 조리하는 소리, 집기류 부딪히는 소리, 음악까지 시끌시끌한 즐거운 디너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코스 식사 후에도 계속해서 와인을 셀렉하고 거기에 맞는 안주, 음식을 서빙 받았습니다. 술이 술을 마시는 상황까지 왔는데, 도무지 끊을 수 없는 즐거움. 밤 10시 디너 타임이 끝나고, 코스를 이용한 다른 손님들은 떠났지만 저희의 자리는 계속 됐습니다. 결국 사장님과 단체 사진도 찍는 (이 리뷰 덕에 오랜만에 다시 봤습니다. 명랑한 사장님) 재미난 밤을 보내게 됩니다.





아주 깊은 밤, 자리를 마무리하고 겨우 대리를 불러(와인과 함께 진행되는 코스이므로 대리는 당연합니다. 식당에서도 대리운전과 콜택시안내가 가능하다고 공지하고 있습니다. 맘 편히 가셔도 됩니다) 중문까지 가는데 대리 기사님 만나는데도 30분 이상이 걸린 듯 합니다. 안개 사이 저 너머로 대리기사님이 걸어오실 때 박수를 쳤습니다. 서울의 초고속 대리서비스를 이용하다 제주도에서 술을 마시니 차에서 한참을 기다리는 것도 이색적입니다.

무튼 엄청나게 취한 상태로 돌아가는데, 사장님이 들려주신 선물… 샴페인 한 병이 있었네요. 이걸 대체 왜 받아온걸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복기해도 아무 의미 없습니다. 그냥 즐거웠습니다.

어쨌든 술과 함께 하는(주류 필수인) 불특정 식당의 디너는, 어쩌면 밥집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주는 술집에 가까웠습니다. 런치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네요. 저희와 미식가 친구에게는 아주 소란하고 깔깔 넘어갔던 밤.

이 밤을 즐기기에 음식도, 식당의 분위기도, 불특정식당 사장님의 안주력(!)과 와인리스트도 훌륭했습니다. 와인을 빼놓고 생각하더라도 7-8가지 요리의 맛 레벨 역시 중상 이상입니다. 안그래도 조만간 다시 가보자는 이야기를 했는데, 다녀온지 꽤 되었는데도 아직도, 여전히, 인기가 많아 괜스레 기분이 좋습니다. 제주에서 맛있고도 재미난 밤을 보내고 싶으시다면, 불특정 식당입니다.




 

 

주소 :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로 239

영업시간 : 12:00-22:00 (브레이크타임 15:00-18:50)

전화 : 010-4269-0886

예약 : 네이버, 캐치테이블

* 주차 가능(대리운전, 콜택시 가능)

* 어린아이 동반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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